단순히 AI를 쓰는 것만으로 AI 마케팅이 될 수 있을까?


 

눈 뜨면 트렌드가 바뀌는 광고 업계의 특성 상 AI를 캠페인에 활용하는 소위 “AI 바람”은 더 이상 최근의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내내 여러 브랜드에서 내보인 AI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마저도 특별함을 잃어갔습니다 영상 중간 중간에 고명처럼 올라간 AI 생성 이미지는 신선하지 않다 못해 나중에는 “저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와 같은 의문이 들게 합니다. 각종 미디어에서 입을 모아 외쳐댔던 “ai 혁신”이 되려 식상함의 원인이 되는 요즘입니다 풀어서 얘기하자면 Ai 자체의 특별함에 기대는 안이한 접근의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로 인해 Ai를 광고에 왜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뒤따랐고 일부 캠페인의 경우, 그 질문에 답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번 아티클을 빌어 그러한 캠페인의 한 사례를 소개시켜드리고자 합니다 

 

AI가 그린 독립운동가의 미래

 

오뚜기, 베스킨라빈스, 농심 등 식음료 업계에도 유행처럼 번졌었던 Ai 마케팅, 각각의 디테일은 달랐지만 대부분 소비자가 생각하는 혹은 소비자가 상상하는 자사 제품 광고를 그려보라는 내러티브는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Ai를 이용해 전혀 다른 내러티브를 풀어낸 기업도 하나 있었죠. 그 주인공은 빙그레입니다 2023년에 이어 올해까지도 Ai를 활용한 독립유공자 캠페인을 진행했던 빙그레에서 다른 브랜드와 전혀 다른 Ai를 활용법을 보여줬던 건 아닙니다. 다른 브랜드들과 동일하게 생성형 Ai를 통한 이미지, 영상 등을 소재로 했지만 한가지 달랐던 건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2023년에는 학생 독립운동가들의 찍지 못했던 졸업 사진으로 채운 졸업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2024년에는 형무소에서 마지막 모습을 남긴 독립운동가들에게 빛나는 옷, 광복(光服)을 입고 찍은 사진으로 광복을 맞이한 그들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이처럼 빙그레의 독립유공자 캠페인은 Ai를 통해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미완의 이야기를 완성시켰습니다. “주어진 소재를 가지고 추가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생성형 Ai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빙그레의 독립운동 캠페인 속 Ai는 부자연스럽게 첨가되어 있기보단 독립운동가들의 졸업 앨범과 죄수복 대신 한복을 입혀보자는 그 아이디어와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어색하게 끼워진 이미지와 엇비슷한 Ai 활용버 사이 단연 돋보이는 “광고 속 Ai”였죠

 

빙그레는 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이어갔을까?


 

앞서 말씀드린 캠페인에 대한 내용을 보시면서 이런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대체 아이스크림 팔고 유제품 파는 기업하고 무슨 상관인가?” 하지만 빙그레는 이러한 주제로 광고 캠페인을 만들만큼 충분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비영리 재단을 통해 독립운동 및 국가유공자 후손 장학사업, 독립애국지사 도서 보급사업 등 꾸준히 독립운동 관련 지원 사업을 이어왔습니다. 즉 이번 캠페인 역시 기존 빙그레의 독립운동가 지원활동의 연장선이며 자사의 스토리에 기반한 캠페인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이 캠페인이 다른 캠페인보다 특별한 이유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타 기업들의 ESG 활동 홍보에 반해 그 취지와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화제성까지 불러일으켰다는 점입니다. 이는 Ai라는 다소 뻔해진 기법으로 독립운동가들의, 그리고 그들에게 진심이었던 자신들의 스토리라인을 절묘하게 버무려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졸업앨범, 빛나는 옷 (광복) 같은 감동적인 아이디어까지 한스푼 더 넣어서 말이죠

 

그래서 Ai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문단 소제목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Ai를 이용해서 광고를 만들자”가 될 수 있겠습니다 방금까지 Ai로 광고 만드는 게 식상하다는 둥의 말을 했으면서 이제와 무슨 소리냐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방점을 찍고 싶은 것은 Ai를 “이용해서” 광고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여태껏 광고에는 수많은 소재와 기법들이 사용되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법들이 그 자체로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용도와 맥락에 맞을 때만 사용되었죠 Ai를 다룰 때에도 그와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지닌 창조성, 의외성, 접근용이성, 대표성 등의 다양한 특징들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맥락에 부합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Ai에 익숙해지다 못해 지쳐있는 이때, Ai여서가 아닌 Ai여야 하는 광고 일 때만이 Ai 마케팅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의 이번 아티클을 작성하며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