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브젝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명한 소비, 오브젝트입니다. 오브젝트는 현명한 소비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편집샵입니다. 형태는 편집샵이지만 저희는 오브젝트를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샵으로 국한시켜 규정짓지 않고, ‘관계 브랜드’라고 소개합니다.

Q2. 관계 브랜드라는 말이 생소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오브젝트는 우리 주변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삶을 구성하는 ‘공간, 시간, 인간’ 이 단어들은 모두 한자 ‘사이 간(間)’을 쓰는데, 사이라는 것은 오브제(objet)와 오브제가 있어야 존재합니다. 그 사이에서 또 새로운 오브제가 생겨날 수 있고요. 그 사이를 ‘관계’라고 얘기 하는데, 저희가 오브젝트를 ‘관계 브랜드’라고 정의 내린 이유입니다. 

Q3. 오브젝트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대한 얘기도 들려주세요.
우리 주변에는 수 많은 사물이 존재합니다.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언제든지 쓰고 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작된 비정상적인 생산과 소비가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오브젝트는 어떻게 하면 사물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낡은 것의 가치를 재탄생 시키는 활동에 참여하여 사람들의 행동에 작은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오브젝트에서 얘기하는 현명한 소비란 단순히 아껴 쓰는 개념이 아닌 우리의 삶과 삶을 구성하는 사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Q4. 오브젝트는 어떤 상품과 서비스들을 제공하나요?
현명한 소비의 일환으로 3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思物(사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물에서 ‘사’가 기존의 한자와 다르지요? 저희는 이왕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思)을 통해 입점할 작가(Seller)를 선별하고 상품을 생산합니다. 두 번째는 이미 생산 된 사물의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일환으로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서비스가 물물교환입니다. 마지막으로 알려지지 않은 아마추어 작가들을 위한 소통의 창구가 되는 역할을 합니다. 작가들을 발굴하고, 제작에서 판매나 마케팅까지 컨설팅을 해주기도 하고 전시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Q5. 작가들은 어떻게 발굴하시나요? 발굴 기준은 따로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무작정 찾아 다녔습니다. 홍대 플리마켓도 돌아 다니고 웹 서핑을 통해 찾기도 했습니다. 후에는 작가들끼리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또 다른 작가를 섭외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입점 문의가 많기 때문에 선별하는 작업만 하고 있습니다. 선별 기준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제품과 서비스가 오브젝트의 취지와 가장 가까워야 합니다. 방치 되어 있던 사물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 시킨다든가, 리사이클링 된 소재를 활용하든가 또는 작품의 목적이 사회적인 환원이나 어떤 가치 있는 활동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사람입니다. 작품도 훌륭하고 작가 또한 열의가 있으나 마케팅적 지식과 네트워크가 없는 경우 1:1 컨설팅을 해줍니다. 처음엔 MD 관점에서 컨설팅을 시작하다가 상품 제작 단계부터 함께 기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6. 전시 기획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협소한 공간에서는 사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기가 힘들어서 한 달에 하나의 브랜드(작가)를 선별하여 집중 조명하는 전시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진행했던 브라더앤시스터와는 ‘가구병원’이라는 컨셉 하에 가구 전시를 했습니다. 브라더앤시스터는 버려진 가구를 리폼하는 작업을 하는 팀입니다. 전시 기간에 실제 병원에서 쓰는 도구들을 진열하고 무료로 망가진 가구를 리폼 해주기도 했습니다. 전시 막바지에 때 마침 ‘의자가 되는 법’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해 홍대점 3층 오브젝트밀 카페에서 상영회도 하고 감독, 디자이너와의 대화도 진행했습니다. 

Q7. 업사이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최근에야 높아지고 있는데, 오브젝트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생활용품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친구네 집에 놀러 가서 마음에 드는 찻잔에 먼지가 쌓인 것을 발견하고 친구한테 달라고 하여 받아 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나도 집에 쓰지 않고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것들이 많이 있는데,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 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이 오브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입니다.

 
 

Q8.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대표님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오브젝트에 몇 개의 인생이 걸려있다는 것이 몸은 힘들어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입점되어 있는 작가들까지 대표인 저보다 더 오브젝트에 로열티를 갖고 있어서 감동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도 있습니다. 저는 홍대 지역에서 자라고 커오면서 홍대의 흐름을 몸으로 겪었던 사람입니다. 홍대 예술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밥벌이가 되지 못해 그만두고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일이나,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것을 많이 봐 왔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기 때문에, 그들도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함께 살아야 더 행복한 세상이니까요. 

Q9. 직원들이 원동력이라고 하니 더 궁금합니다. 오브젝트에서 함께 일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현재 11명이 오브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출신, 영문과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입니다. 오브젝트는 ‘스탭’이나 ‘직원’이라는 호칭 대신 ‘연구원’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물과 작가, 오브젝트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가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를 만나고, 대중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스토리를 들려줄 줄 알아야 하고, MD를 할 줄 알아야 하는 등 역할 범위가 넓기 때문에 알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오브젝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20대들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위에서 5위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 범위에 자국 브랜드가 포함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그것이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브젝트의 목표는 국내에서 사랑 받는 러브마크 브랜드 5위 안에 드는 것입니다. 규모 상으로는 국내에 10개 이상의 매장을 내는 것 이고요. 더 큰 최종 목표는 오브젝트 해외 진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구 사회에 비해 ‘핸드메이드’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해외에서는 장인정신에 대한 로열티가 존재합니다. 오브젝트를 하면서 대한민국에 정말 솜씨 좋은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훌륭한 작가들과 대한민국의 예술성을 해외에 알리고 싶습니다. 한 브랜드의 파워가 곧 국가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다면 너무 멋진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