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로서 평소에 뭘 하나요?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하는 혹은 카피라이터의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의 고민과도 일치합니다. 연차가 쌓여도,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해도, 트랜드가 바뀌어도 카피라이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흔히 “많이 읽고, 많이 쓰라” 합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해 “많이 모아라” 권하고 싶습니다. 검색은 정교해지고, 빅데이터가 넘치지만 평소 문장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면서 나만의 카피 레퍼런스를 만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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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필사를 참 많이 했습니다. 초년생 시절 광고를 찾고, 스크랩하고, 옮겨 적고… 이 원초적 습관이 집착이 되고 기록이 될 때쯤 카피라는 이름이 최소한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일처럼 문장을 수집할 필요도 없습니다. 새로 만나는 광고의 헤드카피에서 기억에 남는 책 제목, 다시 들어도 좋은 노래 가사,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평, 요즘은 카피보다 더 카피 같은 SNS 댓글까지. 인사이트 도출의 단초는 많습니다. 카피를 모으세요.
카피를 모으다 보면 정리에도 노하우가 생깁니다. 시간에 따라 정리하면 트랜드를 이해하기 좋습니다. 브랜드에 따라 정리하면 언젠가 찾아보기 편합니다. 문장의 톤앤매너에 따라 정리하면 다시금 활용하기 용이합니다. 나만의 규칙을 만들고 레퍼런스에 틀이 잡히는 순간, 모든 문장이 카피로 보입니다. 언어의 수사법은 몰라도 카피의 발상법 정도는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훗날 수학 공식처럼 연결된 문장의 문장들은 오롯이 나의 카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언제부터 인지 카피라이터라는 업이 희소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어쩌면 보편화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카피라이터가 될 수 있기에 나만의 카피라이팅이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모으세요. 쓰임새 있는 카피, 모양새 좋은 카피의 시작은 레퍼런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