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광고회사를 기용, 철저한 계획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도시브랜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1970년 전후의 뉴욕은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의 대명사였다. 경제의 후퇴는 실업률을 높였고, 높아만 가는 범죄율은 시민들의 불안한 생활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런 혼란은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초래해 뉴욕의 인구 중 80만 명이 타 지역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관광객의 증가는 고사하고 뉴욕에 사는 사람들조차 뉴욕을 외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도시가 최악의 쇠퇴기를 걷고 있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터져 나오던 시기, 뉴욕 시는 도시브랜딩을 고심하기 시작했고, 전문 광고회사에 정식으로 의뢰하여 이미지 재건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하였다. 이후 광고회사 웰스, 리치 앤 그린(Wells, Rich and Greene)은 ‘아이러브 뉴욕!(I Love New York!)’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내고 지속적인 광고 캠페인과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였다.
골든 게이트와 환상적인 해변의 샌프란시스코. 워낙 관광명소들이 많았던 탓에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LA등 인근의 도시들과 뉴욕, 워싱턴 등 동부의 주요 도시들에 밀려 관광객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 인식 하에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인 개빈 뉴섬은 참모들과 타개책을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일레븐(Eleven)이라는 IMC 전문 광고회사를 선정, 샌프란시스코의 브랜딩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뉴욕과 다른 점은 목표를 관광 진흥에 주로 맞추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탄생한 캠페인이 바로 2000년 선보인 ‘샌프란시스코에서만 가능합니다!(Only in San Francisco!)’로, 론칭과 함께 120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명소들을 개발하여 미국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도시마케팅 전문가인 에릭 스와츠(Eric Swartz)는 도시마케팅의 성공 요건에 대해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첫째는 과감한 투자다. 이는 조직적인 관리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도시 당국에 상설 기관이 반드시 있어야 함을 뜻한다. 두 번째는 ‘중요한 것은 이미지’라는 사고의 전환을 꼽는다. 관광객들이 찾을 만한 명소를 발굴 및 개발, 혹은 정비하는 작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형성되는 이미지를 어떻게 재창조할지를 고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 번째는 도시의 슬로건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충고다. 그는 ‘Magic’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도시의 슬로건이 무려 20건이 넘었다고 지적하며, 듣기에 그럴듯하지만 무난한 슬로건은 절대로 기억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가 지적한 사항은 최고 결정권자의 의식이다. 기획하고 결정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얼마나 깨어있는가, 브랜딩 전문가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는가에 도시브랜딩의 성공이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어쩌면 도시브랜딩만을 위한 비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브랜딩에서 기본적인 사항들, 즉 타깃과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단일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 해당 지역사람들로 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문화를 만든다면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획일적인 도시가 아니라, 평생에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평생에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도시. 꼭 외국에서만 찾아야 하나? 국내로 눈을 돌려서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과 재미를 찾아내고, 발전시킨다면 세계인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 관광대국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