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위기에 처한 청소녀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어 주고 있는 자오나 학교 소개를 부탁합니다.
자오나 학교는 가정폭력과 임신 등 여러 위기 상황에 노출되어 학업이 중단된 청소녀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입니다. 중등과정 2년, 고등과정 2년의 기본 학제로 이루어져 있어요. 기초학력 신장학습(검정고시 준비), 참여학습, 여행수업, 농촌체험수업 등과 함께 진로수업, 직업탐색활동, 자격증 취득활동, 인턴십 활동, 경제수업 등 청소녀들의 건강한 자립을 위한 다양한 수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학비는 전액 무료이며 소정의 용돈지급, 학내 아르바이트도 가능하며 향후 ‘자오나샵(on-off 쇼핑몰)’을 운영을 통해 전문적인 직업훈련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Q2. ‘자오나’의 의미와 함께 자오나 학교를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자오나’는 ‘자캐오가 오른 나무’의 줄임말이에요. 성경 속 인물인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나무에 오른 적극적인 행동을 의미화한 것이에요. 자오나 학교를 설립한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는 1892년 스페인에서 설립된 교육 수도회로서 1984년에 한국에 들어와 유치원, 어린이집, 지역 아동센터와 여대생 기숙사 등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을 주로 실천했습니다. 2012년 창립자이신 까르멘 살례스 수녀님께서 “오늘 이 시대에 한국땅에 계셨더라면 누구를 가장 교육하고 싶으셨을까?”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이 자오나 학교입니다. 이 시대에 가장 아픈 아이들, 가장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소명입니다. 성경 속의 키 작은 자캐오에게 그토록 갈망하던 예수님을 만나게 해 주었던 그 나무처럼, 자오나 학교는 여린 학생들이 꿈을 힘있게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나무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Q3. 자오나 학교가 다른 유사 대안 학교와의 차별점이 있다면요?
자오나에는 두 그룹의 대상이 있습니다. 어린 엄마들과 아기들이 있으며 학교 밖 청소녀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청소년이지만 학교 밖에 있다는 이유로 교육청에 소속되지 않습니다. 어린 엄마들을 위한 시설이나 기관은 여성가족부 소관이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나 그룹홈 등은 보건복지부 소관입니다. 이 두 그룹의 아이들은 같은 위험에 놓여 있고, 안전한 숙소를 필요로 하고 아직 학생이기에 더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실정에서 어느 한 기관에 속해서 지원이나 도움을 받으려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아기를 키우려면 학교를 포기해야 하고, 학교를 선택하려면 아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아기를 키우며 학습을 지속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여러 폭력 상황과 위험에 노출된 학교 밖 청소녀들이 편안한 잠자리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받으며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들은 쉼터를 떠돌며 전전 긍긍합니다. 자오나가 미인가인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한 기관에 등록하면 다른 친구들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대상을 함께 품기 위해 쉼터로도 미혼모 시설로도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자오나는 그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가 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태어났고, 최초의 존재 가치를 지킬 것입니다. 양육과 학습을 통합한 기숙형 대안학교 이것이 자오나입니다.
Q4. 자오나 학교가 꼭 지키고 싶은 가치나 철학이 있나요?
인간은 누구나 고유한 삶의 목적을 지닌 소중한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모든 청소년은 자기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신을 살리는 삶이 가장 고귀한 삶이며 있는 그대로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요. 위기를 경험한 청소녀들에게 자오나 학교가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오나의 졸업생들은 세상에 꼭 필요한 건강한 여성으로 성장해 당당히 자립하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흔들림 없는 행복을 발견하고 아낌없이 나누게 될 것입니다.
Q5. 자오나 학교를 만들어가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학교 분위기도 궁금합니다.
자오나 학교의 주인공들은 어린 엄마들과 맘씨 여린 청소녀들입니다. 기댈 곳이 필요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싶어하는 친구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때로는 엄마가, 때로는 친구가, 때로는 선생님이 됩니다. 물론 우리도 그들과 함께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세상의 어두움을 먼저 체험한 친구들이지만 그들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고 함께 아파하면서 삶의 그늘을 벗겨주고, 따뜻한 손을 내밀며 귀 기울여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오나를 도와주시는 많은 은인들, 후원자들, 펜타브리드와 같은 좋은 뜻을 가지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친구들의 꿈이 선명해 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며 그들의 삶을 쑥쑥 키워 갈 것입니다.
Q6. 위기에 노출된 모든 학생을 다 받지는 못할 것 같아요. 선별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녀 중 공부할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지 환영입니다. 특히, 13~24세 폭력과 빈곤 등으로 학업이 중단된 청소녀로 숙식과 학업이 필요하며, 아이를 양육하는 Little Mom으로서 학업과 자립 준비를 원하는 친구들을 우선하여 받고 있습니다.
Q7. 자오나 학교를 운영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처음에 자오나에 왔던 친구들이 “왜 우리에게 잘해줘요?” 하고 물었었습니다. 이유는 없다고. 우린 이제 가족이 되었으니까, 가족은 그런 거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무언가를 받기 전에 빼앗겨본 경험이 먼저였던 친구들, 사랑을 받은 기억보다 아픔의 기억이 가슴에 더 많이 남아있는 친구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베풀어지는 새로운 삶과 사랑을 원 없이 체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Q8. 올 연말 자오나 학교가 펜타브리드와 만나 지하철 광고 캠페인을 함께 펼치고 계세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으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인가요.
자오나의 존재가치를 좀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에 대한 확성기 Public Address가 절실했죠. 고민하던 차에 펜타브리드에서 다가와 주셨고, 확성기 역할을 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캠페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자오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첫 번째 ‘캠페인’ 이구요, 펜타브리드 같은 교육분야 이외의 전문가들이 교육과 성장의 본질적 가치에 동참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캠페인’이 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측면의 ‘캠페인’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녀들에 관한 시선 확장을 넘어서, 꿈과 기회의 문턱에서 수없이 갈등하다 미끄러지는 무수한 삶을 부축해 우리 모두의 꿈을 향해 지속해서 나아가자는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Q9. 위기에 노출된 어린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면 사회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이런 말을 절대적으로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집단의식에 끌려갈 필요는 없잖아요? 학교 밖 청소녀들은 오히려 자신을 온전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얻었으며, 삶을 가꾸고 뽐낼 수 있는 출발선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답니다. 여러분들은 여전히 가치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에요.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사실은 당신과 어울리지 않던 곳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정규 과정을 졸업한 청소년들과 달리 여러분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향상시키는 사람일 뿐입니다.
자오나는 키 작은 자캐오가 나무에 올라 새로운 세상을 만났듯이, 어려움에 부닥친 청소녀들이 세상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자오나 학교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한 용기 있는 친구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조건 없는 사랑으로 맞이하겠습니다. ^^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이 있다면 그 역시 우리 학교에 문의해 주세요.
Q10. 자오나 학교의 앞으로의 계획과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자오나 학교는 향후 교육+양육이 통합된 자오나 학교 모델을 통해 특성화 인가대안학교를 설립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자오나 졸업생들이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도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방법론과 커리큘럼을 개발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오나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당당한 워킹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자오나의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