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버려진 자전거의 화려한 변신, 바이시클트로피와 대표님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계명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지 1년, 현재 ‘자전거 기념품’이라는 뜻의 바이시클트로피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강동현입니다.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버려지는 자전거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폐기되는 부분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자전거 부품(Recycle)에 디자인과 기능을 입혀 그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링(Upcycling) 기념품'을 재탄생 시키게 되었습니다.
Q2. 바이시클트로피를 최초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군 제대 후 고향에서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갖고 싶은 자전거를 구입하게 되었어요. 한 동안 자전거를 타면서 많은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1년이 지나 복학을 하기 위해 대구로 돌아왔는데 고향에서만큼 자전거 타기가 즐겁지 않았어요. 자전거는 방치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자전거를 볼 때마다 고향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곤 했어요. 그러다 자전거 안장을 활용한 피카소의 설치 작품 ‘황소머리’를 우연히 접하곤 큰 영감을 받았어요. 방치되었던 자전거 부품으로 저만의 추억 스토리가 담긴 벽조명을 만든 것이 바이시클트로피의 시작이 된 셈입니다.
Q3. 바이시클트로피의 브랜드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자전거는 ‘인류의 기술개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 할 만큼, 이미 전 연령층에게 친숙한 운송수단입니다. 자전거 인구 천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전거 시장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만 하더라도 연간 13,000대가 넘는 자전거들이 버려진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사용된 부품들에는 저마다의 흔적, 즉 스토리가 있습니다. 바이시클트로피는 자전거 부품들의 스토리를 담은 기념품을 만듭니다.
Q4.바이시클트로피가 꼭 지키고 싶은 가치나 철학이 있나요?
지속 가능한 환경 + 오래 두어도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 + 기능성이 접목된 ‘고부가가치’ 상품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주로 작업하고 있는 자전거체인팔찌의 경우 상당한 고부가가치 아이템입니다. 자전거 한 대에서 나오는 부품 수는 한두 가지가 전부지만, 자전거 체인의 경우 한 줄에 40개 정도의 팔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진작가와의 협업으로 자전거 작품 엽서를 200장 한정 제작해 상품패키지에 동봉해 드리고 있는데요, 고객에게 바이시클트로피의 브랜드 가치와 더불어 신진작가도 알릴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 바이시클트로피는 ‘모든 것이 가치 있게 재탄생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브랜드이고 싶습니다.
Q5. 아이디어 기획에서 배송까지 전 과정을 가내수공업 예술형태로 작업하고 계시는데요, 바이시클트로피만의 작품 탄생 과정이 궁금합니다.
자전거 부품의 ‘분해, 세척, 가공’ 3박자가 잘 맞아야 합니다. 분해, 세척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대량으로 작업을 해두고, 가공은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진행합니다. 세척 및 가공 작업은 아주 중요합니다. 폐 소재를 사용하지만, 새 상품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저마다의 부품이 가진 세월의 빛과 흔적은 더욱 매력적으로 나타납니다. 상품 제작 시엔 ‘내가 선물한다’라는 마음으로 작업하며 도중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버리고 다시 만듭니다. 고객이 받아보는 상품은 어쩌면 3번 이상 다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Q6. 필요한 재료를 모으고 형태를 구상하고 생각한 작품이 마침내 완성되기까지의 작업은 그야말로 의식적인 창조와 성취감의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하루에 10개 한정 제작’ ‘평생 무상 A/S’를 보증하고 계시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상품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100% 핸드메이드 제품이기에 작업공정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제대로 만들어내고 싶다는 고집 때문에 하루에 10개가 고작이지만, 하나하나에 바이시클트로피만의 철학을 담아 정성껏 만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 과정을 공들여 만든 상품을 버리지 말고 오래도록 간직하라는 마음에서 A/S를 평생 무상으로 해드리고 있습니다. 바이시클트로피 업사이클 제품엔 대량 생산되어 잠깐 쓰고 빨리 잊혀지는 제품과 달리 기다림과 재발견의 가치까지 담겨 있습니다.
Q7. 사업을 하시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리고 최근 바이시클트로피 저작물 침해 관련 디자인 권리를 되찾기 위해 움직이고 계시는데, 그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이 있다면요?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현재가 언제나 가장 행복하고도 힘든 순간인 것 같습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요.
2014년부터 제작해 온 벽조명 작품의 경우, 2015년 실용신안특허출원을 하게 되었으나 아직 법적 안정장치가 이루어진 건 아닙니다.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어느 정도 제 벽조명과 비슷한 상품이 나오는 것에서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거래처였던 모 카페에서 저의 오랜 노하우가 들어간 조립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유사품을 낸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현재 벽조명이 제 저작물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법밖에는 대응 방안이 없지만, 이렇게라도 제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예기치 못했던 상황조차 바이시클트로피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Q8. 모방하고 싶을 만큼 바이시클트로피 브랜드가 매력 있다는 의미로도 보입니다. 가장 보람을 느끼셨던 순간도 궁금합니다.
음, 이렇게 펜타브리드 같이 영향력 있는 곳에서 알아봐주시고 연락주실 때입니다. 최근엔 영국 현지인이 자신의 1호 자전거에서 나온 체인을 기념화하고 싶다며 팔찌를 의뢰해 주셨어요. 제작이 완료되어 곧 영국으로 날아가는데 ‘made in korea’ 제품이라는 자긍심도 느꼈습니다. 정식 사업화 한지는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 짧은 기간 동안 ‘바이시클트로피가 많이 알려졌구나’라고 느낄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Q9. 바이시클트로피와 연결되어 있는 주요 파트너들을 소개해 주세요.
안산 ‘NFS늘푸른자전거’, 대전 ‘유성바이키’, 부산 ‘정바이크’를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직접 고물상을 다니며 폐자전거 부품 수거를 하러 다녔는데요. 이제는 바이시클트로피의 사회적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자전거샵에서 정비하고 버려지는 부품들을 공급해 주세요. 전문샵 부품들이기에 고급소재가 많이 나오며, 덕분에 상품의 퀄리티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최근엔 바이시클트로피는 업사이클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LH소셜벤처에 지원하게 되었는데요.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서 바이시클트로피의 방향성에 대해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 이 외에도 한국업사이클센터, 부산디자인센터 디자인스토어, 오브젝트 홍대점, 텐바이텐, 아이디어스, 업사이클리스트 등 바이시클트로피의 존재 가치를 높여주는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Q10. 바이시클트로피의 앞으로의 계획과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바이시클트로피 엽서에 새겨진 ‘Do you like bicycle?’이라는 타이틀에 큰 방향이 담겨 있습니다. 바이시클트로피는 친환경 교통 수단인 자전거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업사이클은 상품을 제작하는 한가지 수단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추후에 출시될 상품은 업사이클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이시클트로피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자전거 기념품’을 꾸준히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최종 목표는 바이시클트로피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자전거인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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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우트 3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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