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라는 별명을 가진 요리사와, 중화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연예인의 냉장고의 있는 ‘별 것 아닌’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 한 명은 호기롭게 스테이크 위에 소금을 날리며 뿌리고, 다른 한 명은 불 쇼Show를 한다. 얼마 후, 접시 위에 그들의 요리가 담기면, 냉장고의 주인인 연예인은 천국의 음식을 맛 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이것이 방송이 되고 - 우리는 그 맛을 함께 음미하면서 - 높은 시청률이 나온다. 사실, 우리는 혀가 아닌 눈으로만 그 음식의 맛을 보았을 뿐인데 말이다.
‘맛’이라는 것은 어떤 물질을 혀에 댈 때 느끼는 감각이며, 사람의 혀는 짠맛, 단맛, 신맛, 쓴맛 이라는 4개의 맛을 구분하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음식을 통해 이 감각이 자극을 받는 것을 우리는 미각Taste sence 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그 미각은 ‘개인적으로’ 결정 되어왔다. 예를 들어 ‘할머니의 김치찌개’라는 말은 나에겐 일관된 맛의 경험이지만, 타자他者에게는 나와는 다른 각자의 미각에 의해 맛이 결정된다. <‘일본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초밥은 맛있다.’ 라는 명제가 과연 옳은가?> 라는 질문을 100명의 사람들에게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맛있다.’라고 하는 보편적인 대답이 더 많이 나오기는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들이 생각하는(기억하는) 초밥의 맛은 백인백색百人百色 으로 모두 다를 가능성이 높다.
맞다. 사실 맛을 진짜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아님에도 이제 미각에는 분명 ‘눈맛’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방송과 블로그 그리고 SNS에는 눈맛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그 콘텐츠들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미각을 내 입맛으로 착각하고 맛있게 먹는다. 눈은 포식하지만, 사실, 그 맛을 혀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