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idjourney)

 

알고리즘이 고른 유행, 우리는 어떻게 경험하고 있을까

 

숏폼 콘텐츠를 보다 보면 비슷한 음악과 동작, 반복되는 편집 방식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특정 형식은 빠르게 확산되며 유행처럼 자리 잡습니다. 이는 오늘날 유행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줍니다.

 

알고리즘은 유행을 어떻게 고를까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콘텐츠의 의미보다 사용자의 반응을 먼저 반영합니다. 시청 시간이나 반복 재생, 참여 여부에 따라 비슷한 형식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특정 구조가 유행처럼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유행은 점차 개인의 취향을 넘어, 플랫폼의 환경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출처: 인스타그램_후드잡샷 챌린지)

알고리즘이 반응하는 유행의 형태

챌린지 콘텐츠는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챌린지의 핵심은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참여 여부에 있습니다. 같은 음악과 동작, 반복되는 구조는 별도의 설명 없이도 즉각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형식은 알고리즘 입장에서 많은 반응을 끌어내기 쉬운 구조이며, 플랫폼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행은 개인의 취향에 의해 확산되기보다, 알고리즘이 효율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됩니다.

 

(출처: 인스타그램_TTS 목소리)

 

알고리즘 환경에서 넓어지는 유행

TTS 목소리나 챌린지, 반복되는 포맷의 공통점은 모두 재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알고리즘은 이러한 요소들을 기준 삼아, 비슷한 구조의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추천합니다. 그 결과 유행은 점점 닮아 보이지만,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확장됩니다. 유행이 소수의 창작물에서 시작해, 플랫폼 전체가 공유하는 공통된 형식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과 함께 만들어지는 유행

알고리즘이 유행을 ‘고른다’는 표현은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유행을 실제로 소비하고, 변형하고, 이어가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입니다. 같은 TTS를 사용하더라도 콘텐츠의 맥락은 서로 다르고, 같은 형식에 참여하더라도 표현 방식에는 각자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알고리즘이 제안한 틀 안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행을 해석하고 완성해 갑니다.

 

알고리즘 시대의 유행은 더 빠르고 반복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유행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유행이 만들어지고 공유되는 방식이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오늘의 유행은 알고리즘이 제안한 흐름과 사람의 선택이 겹쳐지는 지점에서 형성되며, 우리는 그 안에서 유행을 경험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