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존재가 아니다."
- 대니얼 카너먼
"인간 사고의 95%는 무의식에서 발생한다."
- 제럴드 잘트만
간단한 예로 햄을 좋아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던 소비자들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닭 가슴살 햄에 대해 대부분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사겠다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실제 마트에서 소비자들은 이 신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과 같은 행동.
우리가 익히 들어 아는 400만 달러를 들여 19만 회의 블라인드 테스트 그리고 3개월만에 다시 기존의 맛으로 돌려 놓아야 했던 뉴코그 프로젝트.
누구도 뉴코크가 실패하리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소비자 수천명으로부터 불만이 접수되었고 그 수는 점차 늘어 50만명이 넘는 성난 소비자로부터의 불만으로 출시 3개월만에 예전의 맛을 살린 코카콜라 클래식을 내놓게 됩니다.
펩시와 코카콜라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펩시의 맛이 더 좋다는 실험결과를 가지고 펩시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펩시 챌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코카콜라에 열광합니다.
위와 같이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마케팅 전략이 잇달아 실패하면서 인간의 이성적 판단 외의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왜 실패하게 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뉴로마케팅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심리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왜 실패하게 될까?”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별다른 노력이나 의식 없이도 생각과 행동을 할 때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1 = 2 라는 답을 구한다거나 소리가 난 쪽을 쳐다 본다거나 간단한 문장을 완성하는 등의 행동은 전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어떤 행동은 우리가 노력을 기울이고 집중 해야만 가능한 것이 있습니다. 245 * 133과 같은 계산이라든지 지금 이 글에 마침표가 몇 개 있는지 세어본다든지 복잡한 주장의 논리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집중하지 않으면 집중하지 않으면 전혀 다른 답을 내놓게 되곤 합니다.
이렇게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하는 것을 시스템1, 집중을 요구하는 것을 시스템2 라고 가정해 봅시다.
다음의 간단한 수수께끼를 통해 시스템1과 시스템2가 만드는 비합리적 사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방망이와 공을 합친 가격은 110원 이다.
방망이의 가격이 공의 가격보다 100원 비싸다.
그렇다면 공의 가격은 얼마인가?
위 문제를 읽는 순간 우리의 머리속에 숫자 하나가 떠올랐을 것 입니다.
바로 10원이죠.
그러나 10원은 오답입니다. 공이 10원이라면 방망이와 공의 가격을 합친 가격은 120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답은 5원이 됩니다. 이 계산을 할 때 우리는 집중을 하지 않았고 머리속에서 떠오른 답을 쫓았기 때문에 오답을 말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입니다. 이러한 시스템1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시스템2 입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때 뿐이죠.
하지만 우리는 시스템2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에 따라 분석하고 비판하기를 좋아하는 시스템2로 좀 더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결정 내리기를 좋아하는 시스템2로 덜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결과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스템2에 피로가 쌓이게 되면 금방 시스템2는 작동을 멈추고 시스템1에 의해 직관적이지만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시스템2의 활성화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에 따라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 입니다.
즉, 대부분의 기본적 판단은 시스템1인 감정의 뇌(변연계)의 동작에서 이루어 지며 논리적으로 확실해 보이는 마케팅의 방법이 간혹 실패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뉴로마케팅이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아래와 같이 3가지로 구분하여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조사방식의 한계 극복
- 소비자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조사 불가
-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거짓 설문지 작성과 임상실험
뇌 영상 기술의 발달
-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 : 뇌의 증가된 혈류량을 측정하고 어떤 부위가 활성화 되는지 알아 내어 무의식의 감정을 알아 낼 수 있음.
- 뇌파검사 : 뇌의 일부 영역이 활성화 되면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두피를 통해 측정.
- 시선추적 : 사람들이 보고 있는 시선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
- 피부전도도반응 : 피험자의 피부에 나타난 정서적인 흥분에 따른 전류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
뇌과학과 다양한 학문들의 융합
- 의학, 생물학 분양를 넘어 정치, 경제, 정보기술, 마케팅,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들이 뇌를 중심으로 서로 통합되어 다양한 연구 진행.
- 뉴로마케팅은 의학, 생물학, 마케팅, 심리학의 융합 연구로 볼 수 있음.
2008년 카스레몬의 광고를 시선추적, 뇌파검사를
통해 Brain&Research 에서 분석한 자료입니다.
시청자의 시선 움직임이 해당 제품의 로고에 얼마나 집중되느냐에 따라 광고의 승패를 가늠해 본다면 위 ‘카스레몬’ 맥주 광고는 실패한 광고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패한 이유는
1. 맥주병이 등장했을 때 ‘카스’ 로고에 시선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 됨.
2. 한예슬과 배우들이 병으로 건배할 때 소비자의 시선 대부분은 맥주병과 로고 대신 배우의 얼굴에 집중(특히 남성 소비자가 더 심함)
3. 한예슬이 맥주를 마신 후 병을 내려 놓는 장면에서 소비자가 병을 보는 시선이 0%에 가까움.
즉, 모델에 대한 시선 집중도가 너무 높아 제품 홍보의 효과는 적었던 광고라 말할 수 있습니다.
뉴로마케팅 활용 사례
<기아 K시리즈>
과제 : 알파벳 이니셜과 숫자를 조합해 모델의 이름을 통일할 것
- 한국인 100명과 외국인 100명을 대상으로 1년동안 단어 연상, 시선 추적,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 및 설문조사 활용.
실험 결과 뇌 반응을 가장 활발하게 자극한 알파벳은 K, T, N, T, Z 등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K아파벳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게 되었고 알파벳 K와 숫자 7을 결합한 브랜드를 보았을 때 혁신적이고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K7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뇌세포 활성화 측정 실험으로 오토바이 전면부가 화난 얼굴의 이미지일 경우 피 실험자의 뇌세포가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활성화 된다는 사실 발견.
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혼다는 모델 ASV-3을 설계에 반영하여 이를 본 상대편 운전자의 인지율이 기존의 오토바이에 비해 43% 올라가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가져다 주게 됩니다.
위의 사례 외에도 CJ오쇼핑의 중국 진출 시 홈쇼핑 제품의 적정가격 산정, CBS에서 활용한 30초 짜리 광고보다 15초짜리 광고가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기 까지 뉴로마케팅의 활용범위는 점차 확대되어져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뇌 과학, 잠재의식을 활용 하는 만큼 다음의 단점도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기술적 한계
- 소비자에게 자극이 주어졌을 때 뇌에서 어떠한 영역에 활발한 반응이 관찰되는지 알려줄 뿐, 소비자가 사고하는 내용까지는 알 수 없음.
- 사람에 따라 자극 받는 부위가 다르며 한 부위가 여러 기능을 담당 하기도 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뇌의 부분을 안일하게 해독하는 오류 발생 가능.
비용문제
- 주로 고비용과 환경적 문제 등으로 대부분의 실험이 100명 이하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움.
윤리적 문제
- 소비자 심리 조작 가능성.
- 과소비 조장 가능성.
위의
단점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윤리적 문제일 것입니다. 기술적 한계나 비용의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개선 되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시각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이 이성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닌, 잠재의식 속에서 나타난다고 해도 이를 이용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의 기업은 비윤리적
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서브리미널 효과에 대해 검색해 보시길)
그렇기 때문에 K시리즈의 사례와 같이 현재 뉴로마케팅은 마케팅 자체를 뒷받침해주는 보완재로써의 기능에 충실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기존의 마케팅 조사방법에서 설명하기 힘든 항목이 나올 경우, 뉴로 마케팅의 개념을 적용 보충 하는 방법적 접근으로 활용 될 때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