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 의회 앞에서 세계 최초의 홀로그램 시위가 있었다. 이 시위는 작년 12월 공공건물 주변 시위를 금지하는 시민안전법의 반대 시위로 현장 참가자에게 최대 60만유로(약7억)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었다. 정부 측에서는 경제위기로 잦아진 시위를 막으려는 조치였으나, 홀로그램 시위에 대한 관련 법령이 없어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이런 홀로그램 시위를 처벌 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할지에 대해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스페인 정부는 홀로그램 시위를 시민안전법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홀로그램의 기술적인 발전을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법률적 해석을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IT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고, 새로운 것에 적용하면서 불변할 것 같은 법령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홀로그램은 1977년 조지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에 나오면서 미래의 신기술로 인식되었고, 약 20여년 전 과학박람회에 다수 나오면서 실현 가능한 기술로 인식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홀로그램은 통신 등에 널리 이용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이런 대규모 시위에 이용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당연히 기술의 특허나 정보보호, 보안 등에 대한 법령만 적용될 뿐, 사용을 제한하거나 특히 시위 등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
스페인 정부의 의도가 무엇이든,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세계 각 나라들은 관련된 법령을 개정하려 할 것이다. 홀로그램 기술에 한정된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현재 각종 법령이 IT 기술기반의 사회적 흐름에 얼마나 융통성 있게 적용될 수 있을지 많은 검토가 진행될 것이다. 이는 통제를 위한 것 일수도 있지만, 현재 법령 때문에 기술적 발전을 저해하는 부분 또한 수정되고 변경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언론이 억압받고 자유가 제한되었던 일제강점기에는 인쇄소나 등사기 관리가 조선총독부의 주요업무였다. 이유는 독립과 관련된 문서가 발견되면, 인쇄 장소를 파악하고 작업자를 체포하기 위해서이며, 이는 독립 후에도 한동한 그러했던 것 같다.
현재는 모든 회사와 많은 가정에 프린터가 있고, 아무 곳에서나 손쉽게 출력을 할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종이 문서가 아닌 인터넷상에 자유롭게 글을 기재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어디서든지 문서를 생성하고 출력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이처럼 시대가 변하고 IT기술의 엄청난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아직 우리는 출판업 등을 관할 지방 관공서에 필수 신고해야 하는 등 현대의 기술적 사회에 법규제가 부합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공무원들이 일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IT기술 발전이 너무 빠르고 응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변경하고 수정할지 검토가 되기도 전에 이미 새로운 IT기술이 나와버리는 변화가 빠른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IT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생활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스페인 사례처럼 국민의 의사를 표출시키고 제도를 바꾸게 하여 결과적으로는 좀더 나은 사회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위 사례들처럼 IT기술과 사회 문화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회의 필요에 의해 IT기술이 발전했을 수도 있고,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회가 좀더 고도화 되었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이 먼저인지는 불명확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는 것이며, 우리 회사와 같은 대행사가 주업으로 하고 있는 마케팅은 IT기술과 사회 트렌드의 분석을 통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 중심에 있으며 그 일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법령이나, 통신법 등의 법령으로 기술적 사회에서 발생될 문제 등을 보완하고 있으며, IT기술의 발전과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더 많은 관계 법령이 제정 개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