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작년에 결혼한 팀원과 담소를 나누다 부모님 세대에는 단칸방으로 시작하여 차곡차곡 월급을 모아 평수를 늘려가는 식으로 신혼을 시작했다면, 이제는 단칸방으로 시작하면 2년 후 오르는 전월세로 인해 더 작은 단칸방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에 무척이나 공감하였습니다. 더 이상은 월급과 적금만으로는 가정을 꾸리고, 집을 장만하고, 천정부지의 자녀 교육비를 감당하며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코로나19 시대에 부상한 ‘2021년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자본주의 키즈”를 꼽았습니다. “자본주의 키즈”는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으며 광고에 관대해 PPL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또한, 재무관리와 투자에도 적극적인 MZ세대뿐 아니라 1990년대 후반 IMF경제위기 이후 자본주의 논리에 익숙해진 기성세대 또한 자본주의 키즈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출처] SBS Now
광고에 관대한 자본주의 키즈. 그들은 방송 콘텐츠 제작비가 주로 광고를 통해 얻는다는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광고를 시청에 대한 ‘대가’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소비에는 지불이 따른다는 자본주의의 법칙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출처] 달라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대표적인 예시로 [네고왕]이라는 컨텐츠 역시 유튜브 프로모션 컨텐츠로 회사 대표와 직접 면담하여 가격 협상을 한다는 컨셉으로 대놓고 광고를 진행했음에도 인기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하지만 모든 광고를 관대하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 구조의 흐름을 아는 만큼 대놓고 광고하는 투명한 앞광고에는 관대한 반면, 광고 사실을 교묘히 숨기는 뒷광고에는 격렬히 분노합니다.
작년부터 유명 가수나 스타일리스트부터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팬을 거느린 인플루언서까지 대형 유튜버들이 뒷광고 논란에 휩싸이며 찐팬을 자청하는 구독자와 유저 사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만 보아도 주체성 강한 자본주의 키즈의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광고를 대하는 자본주의 키즈의 반응을 고려하여, 광고업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재치 있는 PPL과 앞광고 위주의 컨텐츠 제작도 그 일부일 거라 생각합니다. 명품 브랜드 구입이나 비싼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대놓고 인증하는 플렉스 소비문화를 추종하면서도 구매과정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자본주의 키즈를 잘 파악하고 이들의 입맛에 맞게 변모하고 이에 발맞추어 가는 것이 앞으로 광고계뿐 아니라 기업들의 숙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