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기업’ 젊고 따뜻한 기업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포인나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포인나인은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90%(포인나인, 0.9는 90%를 의미)를
위한 디자인을 하는 기업입니다. 우리는 '같이 만드는 가치 있는
디자인'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창업을 했어요. 국내뿐 아니라 아이티,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 등 소외된 국가와 지역도 포괄합니다. 'Design Thinking’을
통해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연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함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개선해 주는 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더 나아가 포인나인만의 ‘Design Thinking’ 교육으로 개인과
해당집단 스스로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Q2. 포인나인이 중시하는 Design thinking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안내해 주세요.
우리가 사회 각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려다보면 기존에 사회가 규정해 놓은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스로의 경험부족으로 어떤 한정적인 사고의 틀에 갇히는 경우도 많죠.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란 대다수가 인지하고 있지만, 틀에 박힌 사고로 간과하기 쉬운 영역을 일깨워줌으로써 창조력, 공감력, 직관력을 이끌어내는 생각의 접근 방식을 말합니다. 진짜 문제를 발견해 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유효한 솔루션을 도출해 내기 위한 일련의
방법이죠.
'공감(empathy)-문제의 정의(define)-아이디어 생성(ideate)-모델(개선책)(prototype)-테스트(test)'의 5단계에 프로세스로 진행됩니다. 이는 비즈니스모델, 지역사회 문제해결, 제품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어요.
Q3. 대표님이 20대 중반으로 굉장히 젊으신데요, 사회 문제에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나는 누구인가?’ ‘세상에 왜 존재하는 거지?’ 삶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대학시절, 존재의 근원적 답을 찾기 위해
짧은 무전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정처 없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발걸음이 닿았던 낙후된
지역에서 제가 몰랐던 세상의 어두운 면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삶의
방향이 정확히 거꾸로 바뀌는 전환점이 된 순간이었죠.
슬리퍼를 신고 여행을
했는데, 우연치 않게 매일 ‘발’사진을 찍게 되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는
‘발’을 보게 되었어요. 잘
보이진 않지만 묵묵히 제가 가야 할 길을 이끌어주고 삶의 무게를 지탱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순간 얼굴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 ‘빛’이 나는 ‘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올라왔어요. 그 첫 발걸음이 포인나인(Poinnine)입니다.
Q4. 대학생들이 졸업
후 한창 취업을 고민할 나이에 대표님은 용기 있게 창업을 하셨어요. 단순 봉사활동이 아닌 ‘공존’을 추구하는 기업의 방향을 세우게 되신 더 강력한 계기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2010년도였어요. 제가 학부생 시절에 아이티에 대지진이 났어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나라가 완전히 초토화 된 현장을 뉴스에서 목격했어요. 수많은 선량한 난민들이 지진으로 죽고 다치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았어요. 당시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때부터 제가 공부하고 있는 '건축', 넓게는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디자인'이 단순 미적 감각의 실천 행위를 넘어 선량한 인간을 위해 가치 있게 쓰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가진 재능이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게끔 삶의 방향을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사업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게 되었습니다.
Q5.포인나인의 사업 영역이 다양한데요, 구체적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포인나인은 기본적으로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문제'라는 것은 늘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존재하는데요. '문제'를
발견해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지역사회의 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도시재생 사업, 중고등학생들과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예비창업자들과 함께 사용자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프로젝트
등 다양한 대상과 주제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네요.^^
Q6.포인나인이 꼭 지키고 싶은 가치나
철학이 있다면요?
성경을 보면 빌립보서에 이런 말씀이 있어요.
‘(빌립보서 2:2-4)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이 말씀이 우리가 꼭 지키고 싶은 가치이며,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Q7. 포인나인만의 툴킷 흥미로운데요, 어떤 발상으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쓰여지고 있나요.
포인나인은 디자인적 사고를 저마다의 상황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자체 툴킷(D.Toolkit)을 개발했어요. 앞서 말씀 드린 디자인씽킹의 5가지 프로세스를 가시화해 각각의 과정마다 취해야 할 액션들을 한눈에 보기 쉽게 카드화 한 것인데요, 이와 더불어 디자인 과정을 보다 전문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서비스 디자인 시트 등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Q8.포인나인과 함께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합니다.
포인나인 멤버는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정향애, 프랑스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포인나인 초기부터 함께 하고 있는 김신형, 같은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최근에 합류하게
된 노주영, 그리고 건축을 기반으로 함께하고 있는 저, 이렇게
네 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서로 다른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나의 관점이 아닌 다학제적인 관점을 가지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어요. 각기 다른 만큼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T자형 인재들이 모여
다각도로 해석하고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고 보시면 되요.
포인나인의 모든 사업 아이템 또한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제작됩니다. 단순 수익 창출이 아닌사회적 가치를 품은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공통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요. 아직 시작 단계인지라 부족한 점도 많지만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는 포인나인만의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
Q9. 2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 기업을 리드하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공존 가치 사업에 도전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실 텐데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비교적 어린 나이이기에 다양한 사람을 리드하며 사업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어요. 사람의 마음을 읽는 공감능력도 사회적 경험의 노하우도 부족할
수 밖에 없죠. 그렇기에 우리가 발견해 낸 가치를 수익화 하는 일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네팔 여행을 계획했던 당시였는데요. 소외된 90%을 위한 디자인을 하며 살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 순간 하던 일을 잠시 멈추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소외된 이들의 삶에 좀 더 공감하고자 네팔 여행을 계획했는데 출발 2주전에 그 곳에 아주 큰 지진이 나 버린 거예요. 발에 힘이 풀려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고 모든 것이 허망하게 느껴졌어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그들과 같은 입장에 서서 너무도 혼란스럽고 슬펐던 시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 이후 제가 가야 할 길이 더 명료해졌음을 알게 되었어요.
Q10. 가장 의미 있었던 포인나인만의 프로젝트 사례가 있다면요?
모든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었지만, '모두를 위한 디자인 해커톤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네요. 장애가 있든 없든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제 불편함을 겪는 장애인 친구들을 초청해,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팀을 이루어 진행한 워크샵이었어요.
어떤 팀은 주어진 재료를 이용해 일반인이 길 잃은 시각장애인을 발견할 수 있는 지팡이를 만들고, 듣지 못하는 분들이 버스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몸소 연기하기도 했어요. 어떤 팀은 학교에서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학급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특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어요. 장애를 지닌 분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직접
그들의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그들이 겪는 아픔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이었어요.
워크샾이
끝난 후 한 장애인 친구가 해 준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히 가슴에 와 닿네요.
'장애를 보기 전에 그 사람 자체를 먼저 봐주세요.’
Q11.포인나인이 생각하는 ‘같이 만드는 가치 있는 디자인’이란?
'사람'을 향하는, 나아가 ‘사람’을 살리는 디자인이요. 디자인도 ‘생명’이 있어, 따뜻한 마음을 품고 사람을 향할 때 그 가치가 비로소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Q12.포인나인처럼 ‘공유가치’ 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 함께함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은 어쩜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일런지 모릅니다. 하지만 공존을 추구하는 분들의 뜨거운 마음들이 하나 둘 모이다 보면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도 조금씩 움직이며 변화될 것임을 믿어요. 우리 함께 해요
Q13. 현재 포인나인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프로젝트와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내가 사는 지역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또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디자이너 양성’ 프로젝트예요. 현재 ‘장위동’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낙후된 도시를 파괴하고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개선하여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일이에요. 나아가 지속적인 삶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따뜻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어요.
또 하나는 애착을 가지고 진행 중인 ‘반디반디 프로젝트’인데요. 필리핀
낙후 지역 주민들의 삶의 현장 개선을 위한 일이예요. 반디반디는 ‘어떻게 하면 하나의
태양광 랜턴으로 삶의 행태를 모두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발상에서 기획된 제품 개발 프로젝트죠. 벽에 걸어 충전할 수 있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가구당 야간 업무의 생산성까지
증대시켜주는 장점이 있어요. 다음 주에 필리핀 주민들의 삶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현장으로 출장을 가요. 현재 한창 준비 중에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를 담기에는
조금 이른감이 있으니 이해해 주세요^^
이렇게 포인나인은 세상을 향한 따뜻한 비전을 품은 사람들과 함께 90%의 사회적 약자의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디자인 씽킹을 기반으로
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밝히는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예요.
Q14. 포인나인이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나
소망이 있나요?
사실 저에게 최종 목표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요. 삶의 과정 자체가 다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바램이
있다면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 없고, 피할 곳이 없어 떠도는 사람 없는 그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작은 힘이 되는 것이 포인나인의 최종 목표라 할 수 있겠네요.
Q15. 손민희 대표님의 개인적인 꿈도 궁금합니다.
세상 곳곳을 두 발로 직접 돌아다니며 길 위에서 서로 다른 피부와 언어를 가진 아이들을 만나 교감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삶의 충만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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