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나와 이웃 그리고 환경과 모든 생명을 생각하는’ 치약 위드마이 그리고 ‘치약 만드는 치과의사’로 불리는 민승기 대표님을 소개해 주세요.
위드마이는 ‘국내 최초 비건 인증 치약’으로 미국 PETA와 영국의 Vegan Society에서 인증을 받은 동물실험반대 제품이에요. 어른, 엄마, 임산부, 아이들 치약 구분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체에 무해한 성분만을 까다롭게 골라 만들었고, 패키징 등에서도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했어요. 자사 쇼핑몰 판매에 대해서는 1:1기부를,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에 대해서는 10%를 기부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국내외 어린이에게 구강건강 선물을 나눠주는 기쁨으로 사업합니다.^^
‘치약 만드는 치과의사’는 우연한 계기로 출연한 SBS 영재발굴단에서 붙여주신 타이틀이에요. 저는 존스홉킨스에서 보건학을 전공했고, 뉴욕대학교 치대 졸업 후 하와이와 워싱턴 DC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하다 2013년 한국에 귀국했는데, 그 무렵 사회공헌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해져 치약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호기심이 넘쳐나는 유치원생 같은 사업가이며, 제가 직접 개발한 제품들로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저의 소박한 꿈입니다.
Q2. 4대째 의사 집안으로 영재발굴단에도 출연하셨는데요. 의사가 되신 이유 그리고 어렵게 이룬 치과의사에서 사회에 선한 영향을 전하는 치약 사업을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 치과 문을 닫고 놀이동산을 가 주실 정도로 저와의 시간을 중시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치과의사에 대한 좋은 느낌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또한 봉사와 선교에 헌신하시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나눔은 제 삶의 일부였어요. 한번은 어머니를 따라 범죄자나 노숙자들이 모여 사는 말레이시아의 한 마을로 선교를 떠난 적이 있는데, 위험한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본드를 흡입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매우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그 중 그 곳의 추장 뻘? 되는 리더께서 저희 아버지가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알고 그 곳에 치과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말씀해 주셨는데, 그때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의 씨앗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의 꿈은 이루었는데, 현실은 꿈과 달랐어요. 보건소 등에서 무료 진료할 땐 굉장히 기쁜 마음으로 일했지만, 심미 치과 등에서 일할 땐 시간에 쫓기듯 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그리 보람되지 않았어요. 제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니 건강이 악화되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그 무렵 ‘내가 진짜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기부’되는 아이템들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저는 우울증도 극복하고 ‘뭔가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인스타그램 @buyforlove라는 계정을 만들어 제 기부 제품들을 한 두 개씩 올리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점점 더 많은 브랜드의 사회 공헌 방식을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어떤 제품, 어떤 공헌이 매력적인지에 대해 관심이 커져갔어요.
그때 올라온 생각이 ‘정말 좋은 제품이 많다’ ‘공헌과 연결할 수 있는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많은 제품들이 단발적이다’ 였어요. 사실 기부를 위해 팔찌나 캔버스백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기는 어렵잖아요. ‘부가적 아이템이 아닌 지속 구매가 가능한 생활필수품으로 나눔을 실천할 순 없을까? 생각하다가 머지않아 칫솔 판매를 통해 기부하는 회사들은 있지만 치약으로 기부가 되는 사업은 아직 없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수년간의 치과 의사 경험과 제 특유의 호기심이 빠르게 융합되어 ‘위드마이’가 자연스럽게 탄생되지 않았나 싶어요.^^
Q3. 위드마이 치약만의 특장점이 있다면요?
첫째. 임산부, 어린이,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만한 치약이에요. 전 늘 어린이와 어른 치약이 왜 나눠져 있는지 궁금 했는데 알고 보니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것이지 식약청 규제는 아니었어요. 위드마이에는 어린이나 임산부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합성계면활성제, 인공색소, 인공향 등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는 건강한 성분들만을 담았어요. 또한 어린이를 고려해 불소를 첨가하지 않았고, 임산부의 입덧을 줄여주는 상큼한 레모네이드 맛을 냈습니다.
둘째. 동물실험반대 비건 치약이라는 점이요. 당연히 동물실험 덕분에 인간에게 무해함이 인증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성분은 대부분 이미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밝혀진 성분들로써 동물실험이 불필요한 상황이에요. 그럼에도 미국 수출 시 한국 에이전트들은 동물실험을 권하는 제품들이 너무나도 많아요. 이미 유럽에서는 모든 제품에 동물실험을 불법화했어요. 그러한 이유들로 우리는 직접 FDA 등록을 실행했어요.
셋째. 환경을 위해 제품뿐 아니라 패키지에도 신경을 썼어요. 재생지 또는 FSC 인증 종이를 고집합니다.
Q4. 위드마이가 꼭 지키고 싶은 가치나 철학이 있나요?
‘나와 이웃 그리고 환경과 모든 생명을 생각한다’ 근본 가치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환경과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제품 성분의 안전성을 따지고, 사회공헌의식을 갖는 것. 사업가의 기본 태도 아닐까요? 결국 이 3가지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Q5. 수많은 기부처가 있을 텐데 필리핀의 빠야따스 마을에 기부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위드마이 치약의 수익금은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되고 있어요. 필리핀의 쓰레기 마을 빠야따스의 경우는 회사 자문으로 계신 방송인 이지희씨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듣자마자 제가 중학교 때 어머니와 선교를 떠났던 말레이시아의 마을이 떠올랐어요. 국내 기부처 위주로 활동하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이 마을의 현실을 알게 된 이상 기부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빠야따스는 옛날 한국의 난지도와 같은 곳인데,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 쓰레기 섬에 올라 곧바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해요. 비닐을 수집해 이미 심하게 오염된 물에 씻어 중국의 재활공장에 팔기 위함이죠. 1Kg의 쓰레기를 모으며 버는 돈은 단돈 200원 정도지만 유일한 생계수단이 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부모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걸 꺼리게 되며, 주민들은 40대에 생을 마감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최근 이 곳에 최성욱 선교사님께서 ‘희망학교’를 설립해,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선물을 주셨어요. 일평생 쓰레기만 줍던 아이들이 학교를 찾기 시작했고, 작년에 처음으로 대학입학생도 생겼다고 해요. 그리고 이 학생들이 다시 빠야따스에서 봉사를 하며 어린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선순환이 시작됐어요. 이제는 과학자, 선생님, 의사 등 다양한 꿈들이 자라고 있다고 해요.
Q6.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가치 있는 나눔’이란 무엇인가요?
2016년엔 치약의 1+1 기부에 집중했었는데, 기부 수량이 넘쳐 기부처에서 현물을 받는 것이 부담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내년부터는 학생들의 자립을 위해 장학금 기부를 고려 중입니다. 치약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support작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거죠. 생선을 잡아다 주는 것이 아닌 ‘고기 잡는 법’을 안내하는 것은 개인의 삶과 마을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7. 치과의사에서 치약사업으로 전향하시면서 가장 힘드셨던 순간이 있다면요?
오히려 치과의사로 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위드마이 사업은 아무리 힘들어도 동기부여가 되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진 않는 것 같아요. 다만 크라우드펀딩을 운영할 때 많은 분들에게 오해를 받으며 ‘악플’에 시달렸던 큰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해요.
성분에 대한 의심, 또는 기부를 빌미로 매출의 70% 이상은 수익으로 남길 거라는 상상을 넘어 저희가 아이들을 팔아가며 돈을 번다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작은 코멘트에 동요되는 성격은 아닙니다만, 가만히 있으면 사업에 타격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죠. 그 글을 올린 분의 관점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소셜 벤쳐가 오해를 받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좀 더 명료하게 소통하며 사업해야겠다는 생각이 올라왔어요. 많은 분들로부터 ‘악플은 무시하는 것이 답이다’란 조언을 주셨지만, 전 오히려 그 분들의 의문에 하나하나 답변을 해보며 저희 회사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새롭게 움직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악플러 분들에게 감사해요. 가장 힘든 고비는 최고의 약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으니까요.
Q8. 어렵게 공부하시어 치과의사가 되셨을 텐데, 다시 치과의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요?
의사와 환자는 서로의 교감과 이해관계가 굉장히 중요한데, 30분 이내에 환자 한 명을 봐야 한다는 것은 큰 스트레스였어요. 또한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분들이 금전적인 이유로 한숨을 쉬는 모습을 봐야 할 땐 마음에 큰 짐이 되기도 했어요. 소셜벤처 사업 후엔 제가 아는 치과 상식도 나눌 수 있어 기쁘고, 오만가지 일을 다 제 손으로 하면서도 신나게 일하고 있어요. 치과의사로써 명예를 유지하며, 많은 돈을 버는 것 자체에는 별로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치과의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혹시라도 나중에 회사 규모가 커져 제가 휴가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꼭 필요한 분들을 위해 무료진료는 하고 싶어요.
Q9. 위드마이와 함께 하는 사업파트너들을 소개해 주세요.
도움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보니 위에 표로 간단히 안내 드려요. ^^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제조는 한국콜마에서 ODM 진행을 해 주고 계시구요. 두성종이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제품을 가치 있게 완성시키는 것이 패키징이잖아요. 제품에 걸맞게 친환경 종이를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했는데, 두성종이만큼 진실하게 대해준 곳은 없었어요. 스타트업의 고충을 알아주시며,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친환경 종이를 다양하게 권해 주시고, 좋은 인쇄소도 직접 소개해 주셨어요. 또한 내부적인 선물 아이템도 저희 제품을 선정해 주실 정도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계세요. 내 일처럼 도움주신 손지희 주임님 사랑합니다.^^
Q10.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요즘 한국은 어린 나이부터 창업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무작정 창업을 하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젊을 때에 관심 있는 분야의 회사 혹은 스타트업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보시길 추천 드려요. 저는 개인적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사업을 시작했지만, 치과의사로 활동해 온 바탕이 있었기에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벤처에서 경험해 봤음 조금 수월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꼭 이루고 싶은 일을 위해 탄탄한 기반이 되는 경험을 묵묵히 쌓는 것은 사업의 좋은 재료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Q11. 최근 국내 유일 온라인 기부 바자 쇼핑몰 이바자와 사업파트너를 맺으셨어요. 위드마이의 향후 계획 그리고 대표님의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나눔과 공헌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다 보니 이바자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한다는 철학이 일맥상통했어요. 향후에도 이렇게 지속가능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해 있는 곳과 연결되며 공헌하고 싶어요. 아직은 소셜벤처의 모델을 획기적으로 실천하는 것 보다 우리 고객분들이 ‘환경 혹은 이웃사랑 실천’에 대한 호기심 자극제가 되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해결책을 주는 회사보다는 해결의 불씨가 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 목표는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 많은 분들이 좋은 일을 한다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아직은 그런소릴 들으면 부끄럽고 죄송해요. 아직은 유치원생 사업가이므로 배워가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거든요. 매 순간 성장하며 연결되는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어느덧 제가 원했던 꿈에 다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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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우트 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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