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에서 발견한 크리에이티브
자신과 자신들의 제품을 알리고 싶은 브랜드나,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드/제품에 대한 공감을 획득할 소비자에게 새로운 마케팅 크리에이티브를 제시하는 것. 마케팅 크리에이터들의 숙명이자 그것이 JOB이기에, 마케팅 크리에이터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는 것과의 싸움을 벌입니다. 그리고 때로 놀랍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들은 무에서 유가 창조된다기보다 지극히 사소한 내 주변에서 ‘발견’됩니다. 결국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닌, 새롭지 않은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싸움이니까요.
가령 m&m 초콜릿의 기발한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제작물은 지금 이 크리에이티브 사례를 타이핑하고 있는 키보드에서 발견됩니다. m&m 초콜릿은 다른 초콜릿과의 차별점이자 자신의 새로움을 내세우기 위해 ‘손에 묻지 않는 초콜릿’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했고, 마케팅 크리에이터들은 우리네 손이 늘 만지고 있는 키보드의 자판들을 형형색색의 m&m 초콜릿으로 바꾸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제시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제작이라는 머리 아픈 싸움 뒤엔 언제나 이렇듯 사소한 주변의 발견이 숨어있습니다.
모니터에서 발견한 크리에이티브
키보드에서 크리에이티브가 발견될 수 있다면, 모니터에서도 크리에이티브는 발견될 수 있습니다. 손에 묻지 않는 딱딱한 알 초코릿을 평범한 키보드로 치환하는 발견을 통해 누군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었다면, 또 누군가는 더 무겁고 어려운 얘기인 ‘헌혈(수혈량) 부족에 대한 심각성’을 우리가 늘 마주하는 모니터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만약 지금 당장 당신이 보고 있는 모니터, 그것이 PC 모니터든, 스마트폰의 화면이든 TV 화면이든 그 화면 안에서 빨간색이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뱀파이어 태생 신화의 근원이라 알려진 루마니아. 아이러니하게도, 피와 연관이 깊어 보이는 루마니아는 ‘Life Without Red_OBSERVATOR’라는 크리에이티브가 루마니아 전국의 모니터에 펼쳐지기 전까지 헌현율이 1.7% 밖에 되지 않는 ‘피부족 국가’의 상징국이기도 했습니다.
헌혈이라는 비중한 주제에서 새로움을 발견해야 했던 마케팅 크리에이터들은 늘 마주하는 모니터에서 ‘빨간색이 없는 모니터’라는 새로움을 발견하게 되었고, 루마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뉴스 프로그램에 방송 사고를 내게 됩니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뉴스 화면에서 레드 컬러가 사라지게 된 것이죠. 결과적으로 이 발견은 6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헌혈 기부자 80% 증가와, 정부의 헌혈 기부 관련 예산 300% 증가라는 놀라운 새로움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빨간색이 보이지 않는 화면에 당황해했을 시청자(소비자)들에게,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던져진 메시지는 이러했습니다.
“당신의 TV 화면은 고장 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빨강이 없는 삶입니다.”
RGB에서 RED가 고장 난 모니터는 새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가 없는 세상이 우리가 늘 마주하는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것은 새로운 발견입니다. 세상 아래, 이 같은 하늘 아래 어쩌면 새로운 것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끝없이 발견해야 합니다. 이것이 마케팅 크리에이터의 삶이자, 놀랍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제작물들의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