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마케팅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AI 영상을 ‘잘’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얼마나 현실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까.’ 그게 가장 큰 관심사죠. 그런데 사실 ‘잘 만든 AI 영상 콘텐츠’라는 말은 지나치게 객관적이고, 1차원적인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영화로 비유하자면, 대부분의 사람은 ‘잘 만든 영화’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영화’를 좋아하고, 찾아봅니다.

 

 



구글은 [VEO 3] 개발한 지 5개월 만에 [VEO 3.1] 모델을 개발했다. 

출처: YouTube [Google DeeMind]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I06Ef8alr2Y&t=13s)

 

 

 

1. ‘잘 만든’ AI 영상 콘텐츠란.

오늘날, ‘잘 만든 AI 영상 콘텐츠’인지 판단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볼까요? 영상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실감 나는 카메라 움직임? 저는 손가락부터 봅니다. AI로 영상을 생성할 때, 가장 뭉개지기 쉬운 부분이 바로 손가락이니까요. 두 팔과 두 다리가 잘 붙어있는지, 눈코입이 제대로 있는지부터 빠르게 살펴봅니다.

 

그다음에는 인물의 일관성을 확인합니다. 장면이 전환되어도 인물의 외형이 같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AI로 만든 영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몰입도가 떨어질 테니까요. 인물의 목소리와 입술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는지, 영상 속 물리 엔진이 이상하게 작동하지 않는지 등등 살펴봐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 날 AI 광고 영상을 본다는 것은 ‘감상’보다 ‘분석’에 더 가깝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이 예상하듯이, 이른 시일 내에 AI로 생성된 영상 콘텐츠는 점점 더 완벽해질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딸깍’ 한 번이면, 누구나 손쉽게 전문가 수준의 영상을 제작하겠죠. 사람들은 더 이상 영상 속 인물의 손가락이 다 있는지, 장면마다 인물의 외형이 똑같은지 유심히 살펴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AI 영상 콘텐츠에서 무엇을 볼까요?

 

 

 

2부. 기술 평준화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는.

만약 모든 AI 콘텐츠의 완성도가 비슷해진다면, 사람들은 이제 영상 속 ‘메시지’를 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메시지’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 이상의 무엇인가가 영상 속에 담겨 있으면, 그게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AI 영상 콘텐츠에는 유머나 재미, 감동을 담기 힘듭니다. ( 물론 [정서불안 김햄찌]처럼 유머와 재미를 담은 케이스가 있긴 합니다.)

 

현재는 AI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기술적 고민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부터 ‘좋은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술 평준화의 시대가 도래하면, 자연스럽게 기술적 고민보다 기획적 고민으로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을 옮길 수 있습니다. 곧 다가올 미래에 사람들은 ‘잘 만든 AI 영상 콘텐츠’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AI 광고 영상 콘텐츠

출처: YouTube [Gold Penguin]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tYT4-kcTqFo)

 

마무리

항상 그렇듯 AI의 발전은 우리의 예견을 벗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시대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기술적 편리함에 취해 마우스 버튼을 ‘딸깍’할 때, 우리는 갈고 닦았던 사고 전환의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즉, AI가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면, 우리는 사람들이 그 영상 콘텐츠를 보는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