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에게 반응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그것이 사람이라면 그 흥미는 배가 된다. 대형 스크린이 광고 매체로 쓰이면서 광고 속에 등장하는 모델이 실제 사람과 동일한 크기로 표현되어 실제 같은 장소에 함께 존재하는(서 있는/앉아 있는/걸어가는) 사람으로 느껴지도록 연출되는 사례를 간간이 접할 수 있다. 여기에 인터랙션 요소까지 가미하여 모델이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반응하도록 연출함으로써, 광고 속 모델과 사용자가 사람 대 사람과 같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스크린 대 사람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영국의 제과업체 Walkers Crisps가 최근 런던에서 트위터 계정과 연동된 인터랙티브 자판기를 선보였다. 지난 8월 런던의 주요 버스정류장에서 진행된 이번 프로모션은 광고보드 속에 마치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연출되었으며, 광고 모델의 요청인 Walkers Crisps의 프로모션 트위터 계정 @Walkers_busstop 으로 트윗을 보내면 실시간으로 광고 속 모델이 반응하여 공짜 스낵을 제공한다. 하루에 총 260봉지의 스낵을 제공하며, 본 프로모션을 통해 트윗을 활성화하여, 올해 Walkers Crisps가 진행하고 있는 Do Us a Flavor의 스낵의 다섯 가지 맛 중 최고의 맛을 투표하는 이벤트로의 참여를 유도했다. 

TWEET TO EAT 프로모션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사람 대 사람’에 있다. 단지 ‘트윗하면 샘플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일차적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광고 속 버스셸터 한쪽에서 생활하는 듯한 사람을 등장시켜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을 유도했으며, 이것이 효과적인 흥미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광고 속 모델은 버스셸터에 있는 사람에게 트윗을 해달라는 메시지 던지는 행위 외에도 무심한 듯 목 베개를 하고 잠을 청하거나, 책을 읽거나, 유리창을 닦거나, 말하거나, 샌드위치를 먹거나 하는 일반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그 시간, 그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을 보는 듯한 친근한 느낌을 준다. 다른 광고모델처럼 메시지를 계속 주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영상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사람이 가까이 오면 반응하도록 되어있어(가까이 오면 손짓을 한다거나, 사진 찍는 포즈를 취해준다거나 하는 반응 - 인터랙션이 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더욱 사실감을 느끼도록 한다.

 
 

단순히 공짜 스낵을 획득하기 위해 광고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광고 속 사람의 행동에 대한 호기심으로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영상 속 사람들은 트윗을 통해 공짜 스낵을 먹기도 하고, 광고 속 모델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다. 광고 속 모델을 ‘모델’로 관찰하기보다는 실제로 버스셸터에 앉아있는 사람처럼 생각해서, 스스로 연출한 사진을 통해 그들만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자신의 SNS에 공유한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기술적 성장을 통해 사람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대방이 그 스토리에 반응하여 행동하게 되는 아날로그적 소통의 방법을 광고에 그대로 적용하여,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체험하도록 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아날로그적 소통방식을 차용한 광고는 실제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감정(희로애락)과 동일하게 작용하므로 일반적으로 등장인물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광고에 비해 큰 임팩트를 남길 수 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유발하는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한다.

 
 
 

Project Runway ‘Virtual catwalk’

TV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뉴욕에 설치된 가상 런웨이 프로모션이다. 실제 방영되는 TV 프로그램에서 디자이너의 패션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이 광고의 주 모델이고, 화면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면 행인을 향해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핀잔을 주는 등의 연출이 된다. 이로써 행인은 모델이 되어 런웨이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 행인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아니지만, 영상 속 각 모델의 무비클립이 랜덤으로 재생되어, 행인이 지나갈 때마다 각각 다른 런웨이가 펼쳐진다. 애청자의 경우 항상 TV로 시청하던 TV쇼 프로젝트 런웨이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캣워크를 해보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고, TV쇼를 처음 접하는 행인의 경우, 가상 런웨이 체험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패션쇼와 관련된 TV쇼)를 얻게 된다. 복잡하거나 규모가 큰 장비를 들이지 않고도, 거리 일부를 현장감 있는 런웨이로 연출한 프로모션이며,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다수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했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기술적인 방법 + 전략적인 감정 유도

모델이 일방적으로 제품을 설명하거나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사용자가 그 경험을 함께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브랜드 스토리가 전달된다. 화면에 거리감지 센서를 설치하여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얼굴을 인식하거나, 마이크를 통해 소리를 감지하거나, 무게를 인식하거나, 온도를 감지하는 등 사용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하여 광고 속 모델이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기본 감정 중 어떤 감정을 통해 이목을 끌지, 이목을 끌었다면 어떤 교감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다. 그 스토리가 명확해야 한다.